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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명분과 실리의 대결
작성일 2003-12-01 09:37:40 홈페이지 http://www.fnnews.com
출처 공병호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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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칼럼] 명분과 실리의 대결

 

이른 새벽, 유학 중인 어느 젊은이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읽었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깊은 고뇌를 담은 것 같기에 그대로 옮겨보도록 한다.

“모두 중국이 잘 되고 있는 이유를 알 것이다. 비전을 갖춘 지도자들이 국가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실용적이다. …우리는 너무 감성적인 것이 아닌가, 우리는 너무 명분에 얽매이지 않는가, 우리는 너무 서로를 도우려 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왜 젊은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주려하지 않는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한국에 돌아가려 하지 않는 유학생들을 보며 다시 한번 우리 나라의 현실을 보게 한다.”

이 젊은이의 글 가운데 실용, 명분, 그리고 감성이란 단어가 유독 필자의 가슴에 와 닿는다. 개인이든 국가든간에 생각이 바로 서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이 생각이란 것도 따져 들어가다보면 큰 축은 명분과 실리로 또렷하게 나누어지게 된다.

중국의 역사를 보더라도 명분과 실리가 대결하는 장면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역사의 저변에는 실리가 기본이고 그런 흐름을 역행하는 움직임들이 이따금 조그만 파도처럼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15세기에 서구를 압도할 수 있는 항해술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문호를 걸어 잠그기 시작한 것이 근대에 중국과 서양의 격차를 확대한 일이었다. 게다가 195
0년대 사회주의의 대실험은 또 한번 그들에게 어려움을 안겨다 주었다. 하지만 그들의 뿌리는 역시 실리를 중시하는 상인의 나라라는 점이다.

중국은 명분론의 대표격인 주자학을 생산해 낸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자학이 중국 천하를 군림한 시절은 송나라 때 뿐이다. 송나라 이후 주자학의 직할 지역인 안후이 주변지역으로 국한되었을 뿐이다. 강효백 교수는 그의 저서 ‘중국인의 상술’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 준다.

“중국에 유교는 없다. 적어도 우리 나라와 같이 종교의 하나로까지 숭배되는 유교는 없다. 있다면 유학 또는 유가사상 뿐이다. 공자와 맹자의 고향 산둥성을 샅샅이 헤매고 다녔지만 취푸의 공자묘와 공자 사당, 조우청의 맹자 사당 이외에는 아직도 우리 나라 군데군데 들어서 있는 서원이나 향교·효자문·열녀문 등은 단 한군데도 발견할 수 없었다.”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어찌된 탓인지 점점 명분론에 경도되고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생산을 하고 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보다 입만 살아서 진리가 어떻고, 정의가 어떻고, 민주가 어떻다는 소리를 하늘 향해 드높이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한 맺힌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새겨 보라.

“5
00년 조선은 머리 아픈 망건과 기타 망하기 좋은 것 뿐이요. 주자학을 주자 이상으로 발달시킨 결과는 손가락 하나 안 놀리고 주둥이만 까게 하여 민족의 원기를 소진해버리니 남는 것은 편협한 당파 싸움과 의뢰심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백범 선생이 그토록 경계하고 싶었던 ‘주둥이만 까는 사회’로 달려가고 있는지 모른다. 도대체 ‘경계인’이란 것이 무엇인가. 이념 대결의 장은 이미 끝나버렸고, 세계는 누가 더욱 실용적인가를 향한 치열한 경주가 펼쳐지고 있다. 눈앞에 이미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게임을 보면서도 경계인이란 단어에 매료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진정으로 먹고 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얼마나 절감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백범 선생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청년 제군에게 바라는 것은 자기를 잊지 말란 말이다. 우리의 역사적 이상, 우리의 민족성, 우리의 환경에 맞는 나라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밤낮 저를 잃고 남만 높여서 남의 발뒤꿈치를 따르는 것으로 장한 체를 말하는 것이다. 제 뇌로, 제 정신으로 생각하란 말이다.”

한국의 시대 정신에서 명분이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압도하는 한 우리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정말 생각이 제대로 서야 억울함을 당하지 않고 이 험한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실질적인 힘은 실사구시에서 나오지 결코 명분론에서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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